아직 피부에 닿는 바람 끝이 서늘했던 2월의 마지막 주 어느 날, 우리는 2026년의 첫 번째 백패킹을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우연히 마주한 사진 한 장에 단숨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 곳. 그곳은 가평 대금리의 울창한 잣나무숲이었습니다.
그 곳을 찾아가기 위해 다양한 매체에 조각조각 흩어진 실낱같은 정보들을 모으며, 우리는 결심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장소에 닿는 방법을 우리가 자세히 담아 테일즈들에게 알려주자.
박지로 향하는 그 세밀한 길목마다 우리의 시선을 담아낸, 아홉 번째 Switch On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정을 풍성하게 채운 새로운 동료들

Anti-bug Active Suit + Hybrid Harness + Hybrid Backpack 의 조합으로 만반의 준비를 마친 대원들
지난 선자령의 여정에서 우리는 후춰리네와 함께 하면서 누군가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배웠습니다. 함께 나누는 대화와 그 시간에 스며든 추억의 맛을 알아버린 우리는, 이번 여정에도 새로운 동료를 초대했습니다.
모든 반려인이 반려견과 자연에서 더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이끄는 오픈 트레일 클래스 <노-리밋 아웃랜드>의 박단비 훈련사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메이플'이 그 주인공입니다.
여기에 테일하이의 베테랑 대원들인 아몬이, 별이, 그리고 새롭게 크루로 합류한 보더콜리 '릴리'까지. 총 네 마리의 강아지 대원들과 함께했습니다.
이번 여정의 OOTD는 백패킹의 필수품 하이브리드 하네스와 온몸을 감싸줘서 진드기를 방지해주는 안티버그 액티브 수트, 그리고 5월 출시를 앞둔 하이브리드 백팩입니다.

새 크루로 합류한 릴리의 Pick!
무렝게티 때 첫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바로 직전 선자령에서 마지막 필드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이 백팩은 실제 백패킹 배낭에 쓰이는 립스탑 원단으로 제작되어 가벼우면서도 강인한, 그야말로 진짜 반려견 배낭입니다.
함께 출시 될 뉴 하이브리드 하네스 컬러와 맞춰서 공개 될 예정으로 이번 아티클에서 먼저 만나보세요!
* 하이브리드 백팩 필드 테스트 보러가기
숲을 만나기 위한 시련
이번 백패킹 때 함께 한 박단비 훈련사는 등산이나 캠핑은 즐기지만 백패킹 입문자였기 때문에 우리는 백패킹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이번 여정에 최대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금리 잣나무숲은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수도권에서 멀지 않는 거리, 약 1시간이 조금 넘는 정도의 하이킹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한 눈에 반할 수밖에 없는 박지의 풍경까지!
그렇게 우리는 대금리로 떠났습니다.
잣나무숲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길게 뻗은 아스팔트 임도를 먼저 헤쳐나가야 했습니다.
주차를 어디서 하냐에 따라 이 길을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도 달라지죠.


테일하이 팀이 주차한 곳은 차량 3대까지는 주차가 가능
“가평랜드 캠핑 앤 카라반” 을 검색하고 도착 1.5km 정도에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어, 테일하이 팀은 해당 장소에 주차를 하였지만 만약 차량이 한 두 대 내라면 좀 더 올라가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니 최대한 위로 올라가는 걸 추천합니다.


별이 : 느려 (좌) / ~박단비 훈련사는 잠시 쉬어가는 중~ (우)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채 마주한 경사진 길은 입문자인 박단비 훈련사에게도, 아홉 번째 여정을 이어가는 우리에게도 꽤나 묵직한 시작이었습니다.
바닥이 딱딱하니 발바닥과 무릎에 가해지는 힘도 가중되고, 그러면서 무거운 배낭은 한 층 더 무겁게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서늘한 공기 속에서도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고, 우리는 바람막이를 벗어 던진 채 오직 발걸음에만 집중했습니다. 약 30분의 사투 끝에 아스팔트가 끝나고 부드러운 흙길이 나타났을 때, 비로소 진짜 백패킹의 막이 올랐음을 실감했습니다.
가평랜드를 기점으로 이정표의 대금산/수리봉 쪽으로 좁은 개울다리를 건너 오른쪽 길목의 흙길로 진입하게 되면 드디어 임도길이 아닌 나무들이 시야에 담기기 시작했습니다.


캠핑장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정표(좌) / 임도길로 진입하여 아래로 가평랜드가 보이면 잘 오신겁니다.(우)
길이 오랫동안 한 갈래이기 때문에 따로 지도를 확인하지 않고 강아지들의 발자국 소리에만 귀 기울여도 괜찮았습니다.

푸른 길로 들어서자 신나서 서로 앞장서는 강아지들
박단비 훈련사도 같은 오르막이더라도 흙 바닥을 훨씬 덜 힘들어 하며 오히려 메이플과 앞장을 나섰습니다.
그렇게 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두 개의 무덤이 시야 왼쪽에, 그리고 그 다음은 오른쪽에서 총 두 번 보이게 되는데, 그렇다면 박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첫 백패킹에 제대로 물만난 래브라도 리트리버 "메이플" 나가신다
시야에 닿는 모든 곳에 자라난 나무들과, 발걸음이 닿는 길목들은 아직 여름을 맞이한 거처럼 푸르지는 않았지만 침엽수 특유의 녹빛을 보고 있자면 새삼 자연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올라가고, 또 내려가고를 반복하면서 어느덧 숨이 벅찼지만요.
길 오른쪽에서 보이는 임도 통제 안내판과 비닐하우스 등을 지나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길 표지판(*1번) 과 두 채의 빈 펜션이 보이게 됩니다.

1번 길 표지판에서 대금산 방면으로 직진
길 표지판의 대금산 방면으로, 우리가 왔던 방향 그대로 직진을 하게 되면 좀 더 질퍽거리는 흙바닥(방문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나오게 됩니다.
한층 더 자연에 가까워진 바닥을 걸으며 5분 이내에 나타나는 두 번째 길 표지판(*2번) 위치까지 직진을 하면, 드디어 우리는 첫 갈림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2번 길 표지판에서 대보 2리 버스 종점 방면으로!
이번에는 대금산 방면이 아닌 대보 2리 버스 종점 방면을 향해 우측 골목으로 들어서게 되면 더 이상 길 보다는 숲 한복판이라는 표현이 더 가깝게 됩니다.


여전히 우유배달부 파트라슈 아모니와 칭구들
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햇살과 짙은 흙 내음. 강아지들은 꼬리를 흔들며 자연이 주는 선물을 온몸으로 만끽했습니다. 그 광경은 마치 영화 '나니아 연대기' 속 신비로운 숲으로 걸어 들어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면서도 푸른 잎들이 나기 시작하는 계절이 되면, 길을 찾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본 리뷰들에도 무성한 잎들에 길이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숲길을 걸어가다 보면 여름에는 물이 흘러서 건너가야 했을 계곡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고, 엄청 커다란 고사리 잎사귀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름이 아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낮게 흐르고 있는 계곡 (좌)과 3번 길 표지판 (우)
제대로 걸어왔다면 길 표지판(*3번)이 있는 두 번째 갈림길에 도착하게 됩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대보 2리 버스 종점 방면인 내리막길로 걸어갔습니다.

마지막 4번 길 표지판이 보이면 이제 도착!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이정표을 만났습니다. 마지막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 우리는 드디어 박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표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바로 만나는 계곡을 건너(좌) / 그물을 만나면 그 곳이 바로 박지! (우)
보통의 발걸음이라면 1시간 남짓이었을 거리였지만, 강아지들의 보폭에 맞추고 낯선 길의 흔적을 기록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2시간 10분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습니다.
마침내 마주한 자연의 층계, 잣나무 숲
계곡 너머로 펼쳐진 박지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웅장했습니다. 인위적인 손길 없이 자연 스스로 깎아 만든 계단형의 땅은,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한 층 한 층 아늑한 보금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우리는 큰 고민 없이 각자 마음이 머무는 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얼어붙은 계곡물 아래로 봄을 기다리는 물소리가 정적을 깨우고, 잣나무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천장 아래에서 강아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안식을 찾았습니다. 자연 속에 오롯이 녹아든 우리의 모습은, 우리가 왜 끊임없이 길을 떠나는지에 대한 답이 되어주었습니다.
잣나무 숲은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 우리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정의 특별한 동료, 백패킹 입문자인 박단비 훈련사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도 설레는 도전이었습니다.

텐트 피칭하는 법을 배우는 박단비 훈련사
우리는 단순히 텐트를 치는 법을 넘어, 자연의 품에서 하룻밤을 의탁하기 위해 평평한 명당을 고르는 법, 지형을 다듬는 법, 그리고 텐트 내부를 아늑한 ‘집’으로 만드는 세팅 노하우를 하나하나 공유했습니다. 그 곁에서 메이플은 듬직하게 나무에 도그 파킹 된 채, 보호자의 첫 도전을 묵묵히 지켜봐 주었습니다.


집이 완성되기 까지 얌전히 기다리는 메이플


텐트가 완성된 후 팩을 이용해서 만든 도그파킹 made by 박단비 훈련사
맛있는 온기가 채워주는 숲의 저녁

히팅 액티브 수트로 갈아입은 아모니. 보라 하네스랑도 잘 어울리죠?

아 너 무 맘 에 든 다 고 요
보금자리가 완성되자 숲에는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하이킹의 열기에 벗어 던졌던 겉옷을 다시 챙겨 입고, 강아지들도 안티버그 수트를 벗고 히팅 액티브 수트와 히터탑, 작은 강아지 별이는 패딩까지 겹쳐 입으며 저녁 맞이 채비를 마쳤습니다.
이번 저녁은 특별했습니다.
지난 선자령에서 후춰리네가 쏘아올린 작은 공...맛있는 저녁이 주는 행복을 알아버린 우리는 핫앤쿡을 넘어 비화식 조리 도구인 바로쿡과 스칸을 야심 차게 준비했습니다.

새로 개시한 스칸으로 얼큰 오뎅탕을 먹어 봅니다

풍족한 저녁식사에 행복한 테일하이 팀들
라볶이부터 우동 사리를 넣은 어묵탕, 순대, 그리고 마늘 보쌈까지. 숲 한복판에서 마주한 이 성대한 만찬은 비화식으로도 충분히 풍요로운 식사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식탐 많은 메이플은 밥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꼬리로 식탁을 자꾸만 습격하던 아몬이와 릴리는 잠시 텐트 안으로 귀가 조치된 후에야 평화로운 식사가 이어졌습니다. 배가 불러오자 비로소 시야가 넓어지고 숲의 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흐르는 달빛과 예상치 못한 불청객
평소의 백패킹 박지가 별이 쏟아지는 광활한 하늘을 보여주었다면, 대금리의 밤은 빼곡한 나뭇잎들이 지붕이 되어주는 아늑한 밤이었습니다. 별 대신 잎사귀 사이로 밝은 달이 우리를 비추었죠.

아직도 눈이 초롱초롱한 별이
새로운 인연과 장소에서 쌓아가는 추억은 언제나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선사합니다. 우리는 텐트로 들어가는 대신,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는 그 고요한 온기 속에서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새벽 2시, 어디선가 들려오는 닭 울음소리가 정적을 갈랐습니다. 아침인 줄 알고 눈을 떴지만 시계는 여전히 깊은 밤을 가리키고 있었죠. 한 시간 간격으로 들려오는 그 정열적인 울음소리에 우리 모두 잠을 설쳐야 했지만, 이 또한 자연이 주는 뜻밖의 에피소드라며 서로 웃음을 지었습니다.
흔적을 지우고 다시 세상으로
닭 울음소리로 조금 일찍 시작된 아침, 강아지들은 언제 잠을 설쳤냐는 듯 어제보다 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우리를 깨웠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따뜻한 커피 한 모금으로 몸을 데운 뒤, 우리는 박단비 훈련사에게 하루의 흔적을 지우는 법을 공유했습니다.


열심히 철거 중인 박단비 훈련사(좌) 와 제일 먼저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는 릴리(우)
전 날 출발했을 때보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은 쌀쌀한 바람에 강아지들은 어제와는 다른 히팅 수트에 하네스와 백팩을 착용했습니다.
하산하는 길, 배낭은 가벼워졌을 거라 예상했지만 먹은 음식만큼 쌓인 쓰레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다음 여정에는 쓰레기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 보자는 숙제를 안고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길이 정확하게 나있지 않은 이런 울창한 숲길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하산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램블러'라는 어플은 처음 출발할 때 어플을 사용하면 내가 지나온 길들을 표시해두기 때문에 이렇게 방향을 찾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간에 길을 잃기도 했지만, 램블러 어플 덕분에 무사히 본래의 길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서로 앞장서는 릴리와 아몬이
우리가 길을 찾느라 분주한 와중에도 강아지들은 그저 신이 나 앞장섰습니다. 그 해맑은 뒷모습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험한 길을 나서는 이유는, 결국 저 아이들의 행복한 발걸음을 보고 싶어서였다는 것을요.

마무리글
처음 이 길을 나선 메이플과 박단비 훈련사에게도, 아홉 번째 여정을 마친 우리에게도 이번 대금리 잣나무숲은 색다른 감동의 기록이 되었습니다.
하산길의 끝에서 우리는 또 한 뼘 성장해 있었습니다.
우리의 Switch on은 계속됩니다.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지도에 없는 길을 찾아 떠나보세요. 닭 울음소리에 잠을 설치고 길을 헤맬지라도, 그 끝에는 반드시 잊지 못할 잣나무 향 가득한 추억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Switch on!
여러분의 다음 여정은 어디일까요?
장소
02/23 - 02/24 | 가평 대금리 잣나무숲
날씨 및 온도
| 2/23 (맑음) | 2/24 (맑음) |
| 12시 : 1도 ㅣ 5 m/s | 06시 : -2도 ㅣ 1 m/s |
| 18시 : -1도 ㅣ 2m/s | 09시 : -1도 ㅣ 1 m/s |
| 21시 : -3도 ㅣ 2 m/s |
|
제품 피팅 정보 scroll >>
| Name | Weight | Wear Info. | Gear Info. |
| 별이 | 4 kg | Anti-bug Active Suit XS 올웨더 패딩 XS | 하이브리드 하네스 XS 하이브리드 백팩 XS |
| 릴리 | 11 kg | Go2 히팅 수트 SM Anti-bug Active Suit SM | 하이브리드 하네스 SM 하이브리드 백팩 M |
| 아몬이 | 14 kg | Go2 히팅 수트 M Anti-bug Active Suit M | 하이브리드 하네스 MH 하이브리드 백팩 M |
| 메이플 | 26 kg | Go2 히팅 수트 ML Go2 플리스 히터 탑 ML Anti-bug Active Suit ML | 하이브리드 하네스 L 하이브리드 백팩 L |
아직 피부에 닿는 바람 끝이 서늘했던 2월의 마지막 주 어느 날, 우리는 2026년의 첫 번째 백패킹을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우연히 마주한 사진 한 장에 단숨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 곳. 그곳은 가평 대금리의 울창한 잣나무숲이었습니다.
그 곳을 찾아가기 위해 다양한 매체에 조각조각 흩어진 실낱같은 정보들을 모으며, 우리는 결심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장소에 닿는 방법을 우리가 자세히 담아 테일즈들에게 알려주자.
박지로 향하는 그 세밀한 길목마다 우리의 시선을 담아낸, 아홉 번째 Switch On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정을 풍성하게 채운 새로운 동료들
Anti-bug Active Suit + Hybrid Harness + Hybrid Backpack 의 조합으로 만반의 준비를 마친 대원들
지난 선자령의 여정에서 우리는 후춰리네와 함께 하면서 누군가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배웠습니다. 함께 나누는 대화와 그 시간에 스며든 추억의 맛을 알아버린 우리는, 이번 여정에도 새로운 동료를 초대했습니다.
모든 반려인이 반려견과 자연에서 더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이끄는 오픈 트레일 클래스 <노-리밋 아웃랜드>의 박단비 훈련사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메이플'이 그 주인공입니다.
여기에 테일하이의 베테랑 대원들인 아몬이, 별이, 그리고 새롭게 크루로 합류한 보더콜리 '릴리'까지. 총 네 마리의 강아지 대원들과 함께했습니다.
이번 여정의 OOTD는 백패킹의 필수품 하이브리드 하네스와 온몸을 감싸줘서 진드기를 방지해주는 안티버그 액티브 수트, 그리고 5월 출시를 앞둔 하이브리드 백팩입니다.
새 크루로 합류한 릴리의 Pick!
무렝게티 때 첫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바로 직전 선자령에서 마지막 필드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이 백팩은 실제 백패킹 배낭에 쓰이는 립스탑 원단으로 제작되어 가벼우면서도 강인한, 그야말로 진짜 반려견 배낭입니다.
함께 출시 될 뉴 하이브리드 하네스 컬러와 맞춰서 공개 될 예정으로 이번 아티클에서 먼저 만나보세요!
* 하이브리드 백팩 필드 테스트 보러가기
숲을 만나기 위한 시련
이번 백패킹 때 함께 한 박단비 훈련사는 등산이나 캠핑은 즐기지만 백패킹 입문자였기 때문에 우리는 백패킹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이번 여정에 최대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금리 잣나무숲은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수도권에서 멀지 않는 거리, 약 1시간이 조금 넘는 정도의 하이킹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한 눈에 반할 수밖에 없는 박지의 풍경까지!
그렇게 우리는 대금리로 떠났습니다.
잣나무숲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길게 뻗은 아스팔트 임도를 먼저 헤쳐나가야 했습니다.
주차를 어디서 하냐에 따라 이 길을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도 달라지죠.
테일하이 팀이 주차한 곳은 차량 3대까지는 주차가 가능
“가평랜드 캠핑 앤 카라반” 을 검색하고 도착 1.5km 정도에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어, 테일하이 팀은 해당 장소에 주차를 하였지만 만약 차량이 한 두 대 내라면 좀 더 올라가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니 최대한 위로 올라가는 걸 추천합니다.
별이 : 느려 (좌) / ~박단비 훈련사는 잠시 쉬어가는 중~ (우)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채 마주한 경사진 길은 입문자인 박단비 훈련사에게도, 아홉 번째 여정을 이어가는 우리에게도 꽤나 묵직한 시작이었습니다.
바닥이 딱딱하니 발바닥과 무릎에 가해지는 힘도 가중되고, 그러면서 무거운 배낭은 한 층 더 무겁게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서늘한 공기 속에서도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고, 우리는 바람막이를 벗어 던진 채 오직 발걸음에만 집중했습니다. 약 30분의 사투 끝에 아스팔트가 끝나고 부드러운 흙길이 나타났을 때, 비로소 진짜 백패킹의 막이 올랐음을 실감했습니다.
가평랜드를 기점으로 이정표의 대금산/수리봉 쪽으로 좁은 개울다리를 건너 오른쪽 길목의 흙길로 진입하게 되면 드디어 임도길이 아닌 나무들이 시야에 담기기 시작했습니다.
캠핑장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정표(좌) / 임도길로 진입하여 아래로 가평랜드가 보이면 잘 오신겁니다.(우)
길이 오랫동안 한 갈래이기 때문에 따로 지도를 확인하지 않고 강아지들의 발자국 소리에만 귀 기울여도 괜찮았습니다.
푸른 길로 들어서자 신나서 서로 앞장서는 강아지들
박단비 훈련사도 같은 오르막이더라도 흙 바닥을 훨씬 덜 힘들어 하며 오히려 메이플과 앞장을 나섰습니다.
그렇게 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두 개의 무덤이 시야 왼쪽에, 그리고 그 다음은 오른쪽에서 총 두 번 보이게 되는데, 그렇다면 박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첫 백패킹에 제대로 물만난 래브라도 리트리버 "메이플" 나가신다
시야에 닿는 모든 곳에 자라난 나무들과, 발걸음이 닿는 길목들은 아직 여름을 맞이한 거처럼 푸르지는 않았지만 침엽수 특유의 녹빛을 보고 있자면 새삼 자연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올라가고, 또 내려가고를 반복하면서 어느덧 숨이 벅찼지만요.
길 오른쪽에서 보이는 임도 통제 안내판과 비닐하우스 등을 지나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길 표지판(*1번) 과 두 채의 빈 펜션이 보이게 됩니다.
1번 길 표지판에서 대금산 방면으로 직진
길 표지판의 대금산 방면으로, 우리가 왔던 방향 그대로 직진을 하게 되면 좀 더 질퍽거리는 흙바닥(방문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나오게 됩니다.
한층 더 자연에 가까워진 바닥을 걸으며 5분 이내에 나타나는 두 번째 길 표지판(*2번) 위치까지 직진을 하면, 드디어 우리는 첫 갈림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2번 길 표지판에서 대보 2리 버스 종점 방면으로!
이번에는 대금산 방면이 아닌 대보 2리 버스 종점 방면을 향해 우측 골목으로 들어서게 되면 더 이상 길 보다는 숲 한복판이라는 표현이 더 가깝게 됩니다.
여전히 우유배달부 파트라슈 아모니와 칭구들
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햇살과 짙은 흙 내음. 강아지들은 꼬리를 흔들며 자연이 주는 선물을 온몸으로 만끽했습니다. 그 광경은 마치 영화 '나니아 연대기' 속 신비로운 숲으로 걸어 들어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면서도 푸른 잎들이 나기 시작하는 계절이 되면, 길을 찾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본 리뷰들에도 무성한 잎들에 길이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숲길을 걸어가다 보면 여름에는 물이 흘러서 건너가야 했을 계곡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고, 엄청 커다란 고사리 잎사귀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름이 아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낮게 흐르고 있는 계곡 (좌)과 3번 길 표지판 (우)
제대로 걸어왔다면 길 표지판(*3번)이 있는 두 번째 갈림길에 도착하게 됩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대보 2리 버스 종점 방면인 내리막길로 걸어갔습니다.
마지막 4번 길 표지판이 보이면 이제 도착!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이정표을 만났습니다. 마지막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 우리는 드디어 박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표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바로 만나는 계곡을 건너(좌) / 그물을 만나면 그 곳이 바로 박지! (우)
보통의 발걸음이라면 1시간 남짓이었을 거리였지만, 강아지들의 보폭에 맞추고 낯선 길의 흔적을 기록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2시간 10분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습니다.
마침내 마주한 자연의 층계, 잣나무 숲
계곡 너머로 펼쳐진 박지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웅장했습니다. 인위적인 손길 없이 자연 스스로 깎아 만든 계단형의 땅은,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한 층 한 층 아늑한 보금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우리는 큰 고민 없이 각자 마음이 머무는 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얼어붙은 계곡물 아래로 봄을 기다리는 물소리가 정적을 깨우고, 잣나무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천장 아래에서 강아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안식을 찾았습니다. 자연 속에 오롯이 녹아든 우리의 모습은, 우리가 왜 끊임없이 길을 떠나는지에 대한 답이 되어주었습니다.
잣나무 숲은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 우리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정의 특별한 동료, 백패킹 입문자인 박단비 훈련사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도 설레는 도전이었습니다.
텐트 피칭하는 법을 배우는 박단비 훈련사
우리는 단순히 텐트를 치는 법을 넘어, 자연의 품에서 하룻밤을 의탁하기 위해 평평한 명당을 고르는 법, 지형을 다듬는 법, 그리고 텐트 내부를 아늑한 ‘집’으로 만드는 세팅 노하우를 하나하나 공유했습니다. 그 곁에서 메이플은 듬직하게 나무에 도그 파킹 된 채, 보호자의 첫 도전을 묵묵히 지켜봐 주었습니다.
집이 완성되기 까지 얌전히 기다리는 메이플
텐트가 완성된 후 팩을 이용해서 만든 도그파킹 made by 박단비 훈련사
맛있는 온기가 채워주는 숲의 저녁
히팅 액티브 수트로 갈아입은 아모니. 보라 하네스랑도 잘 어울리죠?
아 너 무 맘 에 든 다 고 요
보금자리가 완성되자 숲에는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하이킹의 열기에 벗어 던졌던 겉옷을 다시 챙겨 입고, 강아지들도 안티버그 수트를 벗고 히팅 액티브 수트와 히터탑, 작은 강아지 별이는 패딩까지 겹쳐 입으며 저녁 맞이 채비를 마쳤습니다.
이번 저녁은 특별했습니다.
지난 선자령에서 후춰리네가 쏘아올린 작은 공...맛있는 저녁이 주는 행복을 알아버린 우리는 핫앤쿡을 넘어 비화식 조리 도구인 바로쿡과 스칸을 야심 차게 준비했습니다.
새로 개시한 스칸으로 얼큰 오뎅탕을 먹어 봅니다
풍족한 저녁식사에 행복한 테일하이 팀들
라볶이부터 우동 사리를 넣은 어묵탕, 순대, 그리고 마늘 보쌈까지. 숲 한복판에서 마주한 이 성대한 만찬은 비화식으로도 충분히 풍요로운 식사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식탐 많은 메이플은 밥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꼬리로 식탁을 자꾸만 습격하던 아몬이와 릴리는 잠시 텐트 안으로 귀가 조치된 후에야 평화로운 식사가 이어졌습니다. 배가 불러오자 비로소 시야가 넓어지고 숲의 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흐르는 달빛과 예상치 못한 불청객
평소의 백패킹 박지가 별이 쏟아지는 광활한 하늘을 보여주었다면, 대금리의 밤은 빼곡한 나뭇잎들이 지붕이 되어주는 아늑한 밤이었습니다. 별 대신 잎사귀 사이로 밝은 달이 우리를 비추었죠.
아직도 눈이 초롱초롱한 별이
새로운 인연과 장소에서 쌓아가는 추억은 언제나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선사합니다. 우리는 텐트로 들어가는 대신,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는 그 고요한 온기 속에서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새벽 2시, 어디선가 들려오는 닭 울음소리가 정적을 갈랐습니다. 아침인 줄 알고 눈을 떴지만 시계는 여전히 깊은 밤을 가리키고 있었죠. 한 시간 간격으로 들려오는 그 정열적인 울음소리에 우리 모두 잠을 설쳐야 했지만, 이 또한 자연이 주는 뜻밖의 에피소드라며 서로 웃음을 지었습니다.
흔적을 지우고 다시 세상으로
닭 울음소리로 조금 일찍 시작된 아침, 강아지들은 언제 잠을 설쳤냐는 듯 어제보다 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우리를 깨웠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따뜻한 커피 한 모금으로 몸을 데운 뒤, 우리는 박단비 훈련사에게 하루의 흔적을 지우는 법을 공유했습니다.
열심히 철거 중인 박단비 훈련사(좌) 와 제일 먼저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는 릴리(우)
전 날 출발했을 때보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은 쌀쌀한 바람에 강아지들은 어제와는 다른 히팅 수트에 하네스와 백팩을 착용했습니다.
하산하는 길, 배낭은 가벼워졌을 거라 예상했지만 먹은 음식만큼 쌓인 쓰레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다음 여정에는 쓰레기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 보자는 숙제를 안고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길이 정확하게 나있지 않은 이런 울창한 숲길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하산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램블러'라는 어플은 처음 출발할 때 어플을 사용하면 내가 지나온 길들을 표시해두기 때문에 이렇게 방향을 찾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간에 길을 잃기도 했지만, 램블러 어플 덕분에 무사히 본래의 길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서로 앞장서는 릴리와 아몬이
우리가 길을 찾느라 분주한 와중에도 강아지들은 그저 신이 나 앞장섰습니다. 그 해맑은 뒷모습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험한 길을 나서는 이유는, 결국 저 아이들의 행복한 발걸음을 보고 싶어서였다는 것을요.
마무리글
처음 이 길을 나선 메이플과 박단비 훈련사에게도, 아홉 번째 여정을 마친 우리에게도 이번 대금리 잣나무숲은 색다른 감동의 기록이 되었습니다.
하산길의 끝에서 우리는 또 한 뼘 성장해 있었습니다.
우리의 Switch on은 계속됩니다.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지도에 없는 길을 찾아 떠나보세요. 닭 울음소리에 잠을 설치고 길을 헤맬지라도, 그 끝에는 반드시 잊지 못할 잣나무 향 가득한 추억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Switch on!
여러분의 다음 여정은 어디일까요?
장소
02/23 - 02/24 | 가평 대금리 잣나무숲
날씨 및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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